2026년 5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는 치열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고는 일론 머스크, 피고는 오픈AI와 샘 올트먼, 그렉 브로크만,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인데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소송의 시작
오픈AI는 원래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출발했습니다. 초기 목표는 강력한 인공지능이 특정 기업이나 소수에게 독점되지 않고,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개발되도록 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AI 모델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최첨단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GPU,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대규모 투자금, 글로벌 제품 배포망이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오픈AI는 결국 수익 상한이 있는 영리 자회사 구조를 도입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깊은 협력 관계를 맺었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바로 이 전환을 문제 삼습니다.
OpenAI의 방향 전환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일론 머스크의 2023년 트윗. 출처: X @elonmusk.
일론은 자신이 오픈AI에 참여하고 지원한 이유가 비영리적이고 공익적인 사명 때문이었는데, 현재의 오픈AI는 그 약속에서 벗어났다고 강하게 비판합니다. 영국 가디언지 기사에 따르면 일론은 샘 올트먼과 오픈AI 사장인 그렉 브로크만의 해임, 영리 구조 되돌리기, 그리고 거액을 오픈AI 비영리 법인으로 재분배하는 구제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픈AI가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오픈AI는 일론의 주장을 부인합니다. 이 소송이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론이 자신의 AI 기업 xAI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기한 경쟁 전략이라고 주장합니다.
법적 쟁점을 알아보자
이번 재판의 핵심은 크게 공익신탁(charitable trust) 의무 위반과 부당이득(unjust enrichment) 문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공익신탁 의무 위반
오픈AI가 비영리·공익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과 자산을 원래 목적에 맞게 운영했는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일론 측은 자신이 오픈AI에 돈과 명성을 제공한 것은 공익적 비영리 사명을 믿었기 때문이며, 이후 오픈AI가 영리적 방향으로 전환한 것은 그 신뢰를 배반한 행동이라고 주장합니다.
2. 부당이득
일론 측은 샘 올트먼, 그렉 브로크만(오픈AI 사장), 오픈AI,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오픈AI의 이전 비영리 자산과 평판을 기반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합니다. 영국 가디언지 기사에 따르면 일론은 샘과 브로크만의 해임, 오픈AI 영리 구조의 되돌림, 그리고 1,3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오픈AI 비영리 법인에 재분배하는 구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적 쟁점이 평판전으로 번진 이유
이번 재판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는 부분은 샘 올트먼의 리더십과 신뢰성입니다. 일론 측은 오픈AI의 구조 변화만이 아니라, 샘이 과연 공익적 AI 조직을 신뢰할 수 있게 운영한 인물인지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지요.
가디언지 보도에 따르면 전 오픈AI CTO 미라 무라티는 샘이 회사 안에서 "혼란을 만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샘이 한 사람에게는 한 가지를 말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반대되는 말을 했다고 말이지요. 전 이사회 멤버들도 샘의 솔직함과 리더십 방식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의견을 보탰는데요.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의 증언이었습니다. 일리야는 샘이 "거짓말을 반복하고, 임원들을 서로 맞붙게 했다"는 취지의 평가를 했음을 법정에서 인정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변호사의 질문을 받는 일리야 수츠케버. 출처: 비키 베링거/로이터.
이 증언들이 중요한 이유는 2023년 샘의 해임 사태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당시 오픈AI 이사회는 샘이 충분히 솔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CEO 자리에서 해임했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의 강한 반발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샘을 포함한 오픈AI 인력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면서, 그는 며칠 만에 복귀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GPT 모델을 대규모로 개발하고 배포하는 데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 자본, 기업 고객 접점을 제공한 핵심 파트너인데요. CEO 사티아 나델라는 법정에서 2023년 샘의 해임 당시 오픈AI 이사회가 명확한 설명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당시 이사회의 대응이 매우 미숙했다고 비판했지요.
공익적 AI 거버넌스는 빅테크 자본과 인프라에 의존하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공익적 AI를 만들겠다는 조직도 실제로는 막대한 컴퓨팅 비용과 글로벌 배포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현재 그 자원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이 쥐고 있지요. 결국 이번 재판에서 각 측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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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일론은 공익 제보자일까?
일론 머스크는 순수하게 공공의 이익만을 위해 이 소송을 시작했을까요?
샘 올트먼을 '스캠 올트먼'이라고 조롱한 일론 머스크의 게시물. 출처: X @elonmusk.
물론, 이는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일론이 제기한 문제에는 분명 공익적 쟁점이 들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머스크의 동기가 순수하게 공익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엔 오픈AI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오픈AI 측은 이 소송이 오픈AI의 성공에 대한 개인적 불만, 과거의 권력 다툼, 그리고 현재 일론이 운영하는 xAI의 경쟁적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일론은 이제 오픈AI의 외부 비판자일 뿐 아니라, 경쟁자입니다. 때문에 제기한 문제들은 공익적 명분과 경쟁적 동기를 동시에 가질 수 있지요.
또한, 오픈AI의 사장인 그렉은 일론이 2018년 오픈AI를 떠나기 전 회의에서 격앙된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합니다. 이 일화는 단순히 '일론이 회의에서 화를 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가 오래전부터 회사의 방향성과 통제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왔고, 지금의 소송 역시 순수한 공익 문제 제기라기보다 오래된 충돌의 연장선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오픈AI 측이 일론의 소송 동기와 신뢰성을 공격하기 위해 제시한 정황으로 볼 수 있지요.
일론과 오픈AI 양쪽 모두 단순한 선악 구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동기가 완전히 순수하지 않을 수 있어도 오픈AI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존재할 수 있고, 오픈AI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일론의 소송이 전적으로 공익적이라고 볼 수도 없지요.
다만 강력한 AI를 개발하는 조직이 빅테크 자본과 인프라에 깊이 의존하게 되었을 때, 그 조직이 여전히 독립적이고 공익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은 이 산업의 안전한 발전을 위해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